28일후-세련미는없지만..

영화감상 2009/04/23 18:15 임성태
여러번 리메이크, 패러디되는 명작들이 있다. 근래,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다. 얼마전 "윌스미스"주연의 헐리웃 블럭버스터 영화로 재탄생된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이 그러하다. 이 원작은 [벤허]의 "찰턴 헤스턴"이 주연을한 [오메가맨]이란 이름으로 벌써 오래전 영화화 되었었다. 어릴적 TV에서 마음졸이며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하나 더 있다. "대니보일"감독의 [28일후] 이다. 

[28일후]는 원작과는 다르게 이야기가 전개되는것 같다. 그래도 [나는 전설이다]원작의 리메이크, 또는 패러디인것은 어쩔수 없는 사실 일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원작을 차용하면서 나름대로의 재해석이 놀라운 위력을 발휘 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영국에 무서운 바이러스가 퍼진 28일후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있던 환자인 짐은 의식을 되찾고 깨어나지만 세상이 텅 비어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돌연변이들만이 그를 노릴 뿐이다. 가까스로 도망친 짐은 몇안되는 비감염인들과 군의 보호가 있다는 지역으로 길을 떠난다. 하지만 안전하게 생각되던 군통치지역은 또다른 악몽으로 다가온다. 감염이 안된 인간들은 이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것이다. 짐과 일행은 이 지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일까?...


[오메가맨],[나는전설이다]와 같이 이 영화는 초반부 세상이 텅빈 공허함과 당황스런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좀비영화의 호러물로서의 그 책임을 다한다. 그렇게만 보자면 이 영화는 좀 세련되지 못하고 어설픈 영화이다. 헐리웃의 블럭버스터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감독의 역량이 나온다.

"대니보일" 감독은 지금 조금 이름이 알려졌을 것이다. 2009년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올라섰으니 말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고 있자면 그의 세련되고 성숙한 모습을 볼수 있다. 하지만 그의 전작들중 하나인 [28일후]에서는 그런 세련미와 성숙함은 찾아보기 좀 힘들다. 

그러나 "뭔가가 있다" 라는 느낌을 받는다. 

텅빈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대니보일"은 기존의 가치관과 지금껏 우리가 고집스럽게 쥐고있던 모든것들이 필요없어진 세상을 잘 그리고 있다. 마트에서 먹을껏을 잔뜩 휩쓸고 나오면서 계산대에 신용카드를 두고 나오는 장면은 우리가 꼭쥐고 있던 가치들이 얼마나 하찮은 것들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정말 무서운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간 그자체라는 것을 영화후반부에 섬뜩할 정도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성적욕망을 위해 여자를 유인하고 유린하려던 군인들의 모습은 인간의 추악함이 그 무엇보다도 무섭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영화는 희망적인 모습으로 끝을내지만 과연 인간에게 희망이 있는지.. 다시 질문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2009/04/23 18:15 2009/04/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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